Calling Books(이하 C.B):
Wishing Glass 를 소개해주세요. 이름에 얽힌 뜻도 궁금합니다.
Wishing Glass (이하 W.G):
하루의 작은 반짝임 위싱글라스 입니다.
누군가의 하루에 작은 반짝임으로 기쁨이 되고,
좋은 기억을 남기기 위해 작업하는 유리 창작자입니다.
"바람을 담아 유리를 굽는 사람" 이라고 저의 작업을 소개합니다.
이 바람에는 두 가지 의미의 바람 ( wind, wish )이 모두 들어있습니다.
그 의미를 담으려고 고민하다 Wishing Glass @wishing_glass 가 되었습니다.
또, '위싱' 이라고 발음할 때 입에서 휘바람 소리가 나서 좋습니다!
C.B: 유리라는 재료를 어떻게 만나게 되었나요?
유리로 작업하게 된 계기, 유리라는 재료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W.G:
저는 대학생 때부터 고향을 떠나 서울에서 혼자 살았습니다.
학생으로 다음엔 직장인으로, 부모로 이어지는 다양한 해야만 하는 일들을
해 나가는 인생의 시간이었어요.
그 속에서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잠시라도 할 수 있는 시간이 생기면
찾아서 배우고 작업하는 것이 매번 유리라는 재료였습니다.
유리에는 다양한 기법이 있어서
처음에는 램프워킹, 스테인드글라스, 퓨징 등 을 배워나갔습니다.
처음 배웠을 때가 2004년 정도였는데, 유리를 배울 수 있는 곳이 정말 없었습니다.
유리를 만났다기보다 언제나 유리를 찾아 다녔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배움과 작업을 이어가면서
“왜 다루기 어렵고, 위험한 유리를 선택하는 것일까?”
('유리' 하면, "주의”라는 단어가 먼저 떠오르니까요. ^^)
스스로 질문을 던져보았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저의 어린 시절,
제일 좋은 기억의 시작 덕분.' 이라는 답을 얻었습니다.
제가 어린 시절 자란 곳은
경남 진주에서도 문산 이라는 100년이 넘은 성당이 있는 교우촌 이었습니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천주교의 전례력으로
일년을 꾸려가시는 대대손손 구교 집안임을 기쁨으로 아시는 분들이셨고,
하루의 중심에 기도와 미사가 있었습니다.
어린 저는 어쩌다 보니 매일 가는 곳이 성당이었고
그 공간은 따뜻하고 다정했습니다.
참 다양한 시간에 성당을 드나들었는데
그때마다 유리와 빛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움을 기쁨과 편안함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불안하거나 슬픈 순간에도 떠올리면
바로 행복해 질 수 있는 '저마다의 가장 좋은 기억'이 있을 텐데,
저에게는 그것이 “유리와 빛이 어우러지는 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