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 나태주 시인님과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되고 현재까지 이어졌나요?
H: 향기작가로 활동하면서 담양군, 유동룡 미술관,
노스텔지어 한옥 호텔 등 다양한 기업과
브랜드의 시그니처 향 개발을 해왔어요.
평소 제 작업을 지켜보셨던 공주에 있는
홍차 카페 '루치아의 뜰' 대표님 덕분에
'나태주 풀꽃문학관'의 시그니처 향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되었어요.
나태주 시인님의 시는 이미 잘 알고 있었지만,
처음 뵌 건 2021년에 풀꽃문학관을 위해 개발한 향을 시향하는 날이었어요.
시향회를 하던 중에 나태주 시인님께서 오셔서
자연스레 향을 소개하게 되었는데 첫 말씀이 아직도 기억나요.
"향이 나쁘지 않네."
시인님은 평소 향을 좋아하지 않는데다
향수를 쓰면 머리가 아프거나 재채기가 나신다고 해요.
후각이 예민하신거죠.
그런데 제 향은 편안하니 신기하다고 하셔서
제가 "저는 향기나는 식물에서 추출한
에센셜 오일이라는 향료만 사용하는데요.
시인님의 정원에서 자라는
허브 향이랑 비슷해서 편안하실거에요."라고 말씀드렸더니,
"그래요? 그럼, 혹시 향기가 나는 시집도 만들 수 있을까요?" 하시더군요.
향기나는 시집을 내는 게 오랜 꿈이셨대요.
저도 향기나는 책을 내는 게 꿈이었는데,
나태주 시인님의 시집이라니 늘 상상만 하던 향기 책이
제 상상보다 더 멋진 현실로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게
너무나 설레고 감사했던 순간이었어요.
그렇게 첫번째 향기시집 <너의 초록으로, 다시>를 2022년에 출간했어요.
그리고 출간기념 행사나 사인회 덕분에 시인님을 자주 뵙게 되었는데,
어느 날 "잠에 도움이 되는 향도 있나요?" 하시더군요.
에센셜 오일의 주된 효능 중 하나가
편안한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니 숙면에 도움이 되는 향들이 떠올랐어요.
나태주 시인님은 늘 '유용한' 책을 내야 한다고 말씀하세요.
시인님을 찾아오는 많은 독자들이 불면증을 호소하는데
그 수가 점점 늘어 걱정이라면서 그분들께 도움이 되는 책을 만들고 싶다고 하셨어요.
그렇게 탄생한 책이 바로 <잠시향> 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