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나 요즘 슬럼프인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들면 정신 차리기 위해 이 책을 읽어요.
<예술가여, 무엇이 두려운가>(데이비드 베일즈, 테드 올랜드, 임경아 역, 루비박스)
슬럼프 같은 건 지금의 저 같은(이제 막 뭔가를 시작하고 있는 단계의) 사람에게 오는 게 아니더라고요.
저-기 맨 위에서 아주 긴 경력을 쌓고
미묘한 차이의 감도를 논할 수 있는 경지에 오른 사람한테 올 수 있는 게 슬럼프래요.
어쨌든 창작 작업을 하는 사람들이 흔히 겪는 고민과 위험들을
하나하나 토론해 가며 7년 동안 쓴 책이라 솔직한 내용이 많고,
읽고 나면 슬럼프 같은 단어는 입에 담지도 못하게 돼요.
좋은 고민 말고, 시간만 축내는 고민이 많아질 때마다 읽어요.
(전시 기간, 콜링 북스에도 챙겨두겠습니다!)
8. 이번 전시, 어떤 마음으로 준비하고 계시고,
어떤 부분을 보여주고 싶으신가요?
제가 처음으로 하는 전시거든요!
언젠가는 해보고 싶다고만 생각했는데
제가 좋아하는 작은 책방에서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어서 너무나 좋아요.
아침을 좋아하는 마음으로 그림을 그렸고
그 기분이 전달되면 좋겠어요.
개인적으로는 ‘좋아하는 마음으로 시작하는 일’이 많아졌으면
하는 마음으로 올해부터 결심한 게 있었어요.
내가 먼저 좋아하는 작가에게 같이 뭐 해보자고 해야지, 라고요.
자기만의 초안을 만드는 모임 초안클럽에서 만난 림고 작가예요.
케이팝 작사가이고, 이번 초안클럽 모임에서 각자 책을 만들어보기로 했어요.
저는 그동안 그림 아침드로잉을 모아서 그림모음집 <EARLY BIRD>를 만들었고요.
림고 작가는 여행에서 모은 설탕을 모은 것을 영감으로
달콤한 밤에 읽기 좋은 책 <SWEET DREAMS>를 만들었어요.
책에 일러스트도 들어갈 예정인지 물어보면서 제가 그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먼저 손들었어요.
같이 작업하기로 결정한 뒤에 여행에서 모은 귀여운 패키지들을 잔뜩 들고 작업실에서 와주셨는데,
거기에서 영감을 받아 신나게 그렸어요.
그렇게 작업해 본 게 거의 처음인 것 같아요.
“자유롭게 해요. 맥락이 없어도 좋아요!”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일종의 해방감을 맛봤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작업했어요.
아침과 밤을 잘 보내면 하루의 시작과 끝을 기분 좋게 마무리할 수 있고,
그 비법은 아주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좋아하는 음악으로 하루를 시작할 수도 있고,
일상에서 발견한 기분 좋은 장면들을 마음속에 그려 넣을 수도 있고요.
림고님이 전해준 패키지중에 좋은 문장들이 하나씩 쓰여있는 티백이 있었어요.
“Peace of mind comes piece by piece”
거기에 쓰여 있던 문장에서 힌트를 얻었고 기분을 좋게 하는 조각들의 장면을 그렸어요.
이번 전시에서 각자만의 기분 좋아지는 조각들을 하나씩 발견하면 좋겠어요.
*이번 전시 제목 <piece by piece>는
콜링 북스의 질문에 김파카 작가가 답하고 그 답변에서
이 단어를 골랐습니다.
조금씩, 서서히 그림으로 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한 파카 작가의 첫 전시!
이곳에서 함께 할 수 있어 기쁩니다. 10월 27일부터 11월 12일까지 열립니다.
독립출판물도, 전시 기간 중 판매하는 엽서도, 원화도 만나러 와 주세요.
감사합니다.